준강간·준강제추행은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하거나 추행하는 범죄입니다(형법 제299조). 강간·강제추행과 달리 폭행·협박이 수단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피해자의 무능력 상태를 이용한다는 점이 구조적 차이입니다. 실무에서는 음주로 인한 블랙아웃 상황이 압도적으로 많고, "피해자가 항거불능 상태였는지"와 "피의자가 그 상태를 인식했는지" — 이 두 가지가 사건의 전부입니다.
준강간죄(형법 제299조)의 구성요건은 ① 피해자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 ② 그 상태를 이용한 간음 또는 추행, ③ 고의입니다.
심신상실이란 정신적 장애로 인하여 성적 행위에 대한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없는 상태를 말하고, 항거불능이란 심신상실 이외의 원인으로 심리적·물리적으로 반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상태를 말합니다. 실무에서는 만취·수면·약물 투여 등으로 인해 의사결정 능력이 상실되거나 현저히 저하된 상태가 가장 흔한 유형입니다.
법정형은 준강간이 3년 이상의 유기징역(강간과 동일), 준강제추행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강제추행과 동일)입니다. 미수범도 처벌되며(형법 제300조), 상해·사망의 결과가 발생하면 형법 제301조(강간 등 상해·치상)·제301조의2(강간 등 살인·치사)에 따라 가중됩니다.
준강간 사건의 승패를 가르는 핵심 쟁점입니다. 판례는 항거불능을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반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상태"로 정의하면서, 단순히 술에 취한 상태만으로는 항거불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실무에서 다투어지는 구체적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음주의 정도 — 단순 만취와 의식 상실(블랙아웃)은 구별됩니다. 혈중알코올농도, 음주량, 음주 패턴, 음주 전후 행동이 종합 평가됩니다. ② 의사소통 가능 여부 — 사건 당시 대화가 가능했는지, 스스로 이동할 수 있었는지가 중요한 판단 요소입니다. ③ 기억의 유무 — 피해자가 사건 당시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항거불능의 간접 증거가 될 수 있지만, "기억이 없다"는 것 자체가 곧 항거불능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이 판단은 사건 당시의 구체적 정황을 재구성하는 작업에 의존하므로, CCTV 영상, 결제 기록, 택시 이동 기록, 주변인 진술 등 객관 자료의 확보가 결정적입니다.
준강간·준강제추행 사건의 상당수는 음주 후 블랙아웃 상황에서 발생합니다. 블랙아웃은 기억 형성 장애로 설명되는 경우가 많으며, 행동 자체는 가능하지만 사후에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여기서 두 가지 쟁점이 교차합니다.
첫째, 블랙아웃과 항거불능의 관계. 블랙아웃 상태에서도 대화와 보행이 가능한 경우가 있으므로, "기억이 없다"는 것만으로 항거불능이 자동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반대로, 기억이 있더라도 당시 판단능력이 현저히 저하되어 있었다면 항거불능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둘째, 피의자의 인식(고의). 준강간죄가 성립하려면 피의자가 "상대방이 항거불능 상태에 있다는 것을 알면서" 이용하였어야 합니다. 양측이 함께 만취한 상황에서, 피의자가 상대방의 항거불능 상태를 인식할 수 있었는지가 핵심 다툼이 됩니다. 피의자 자신도 만취 상태였다면, 인식 능력의 존부가 별도 쟁점으로 다루어집니다.
이러한 복합 쟁점 때문에 블랙아웃 사건에서는 사건 전후의 객관적 행동 기록 — 메시지, 통화, CCTV, 결제내역, 이동경로 — 이 양측의 상태를 재구성하는 핵심 자료가 됩니다.
준강간의 고의는 "상대방이 심신상실·항거불능 상태에 있다는 인식"과 "그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한다는 의사"로 구성됩니다. 미필적 고의가 문제되는 경우에도 단순히 "그럴 수도 있었다"는 정도를 넘어, 상대방의 항거불능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용인하였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방어 측에서는 다음 요소를 중심으로 인식의 부존재를 다툽니다. ① 피해자가 사건 직전까지 정상적인 의사소통을 하고 있었는지 — 메시지 내용, 대화 목격자, CCTV 등으로 입증합니다. ② 피의자 자신의 만취 상태가 인식 능력에 영향을 주었는지 — 다만 "나도 취해서 몰랐다"는 주장은 단독으로는 받아들여지기 어렵고, 객관 자료와 결합되어야 합니다. ③ 피해자의 적극적 행동이나 의사표시가 있었는지 — 피해자가 합의에 이르는 과정에서 주도적 행동을 한 정황이 있다면, 피의자의 인식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고의의 입증은 검찰이 부담하지만, 정황 증거에 의한 추론이 허용되므로, 방어 측에서는 "인식 가능성이 없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소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준강간·준강제추행 사건은 사실관계가 복잡하고 쟁점이 중첩되어 있으므로, 방어 전략은 사건 초기에 설계되어야 합니다.
혐의 부인 방향 — 항거불능의 부존재 또는 인식의 부존재를 주장합니다. 피해자가 사건 당시 의사소통이 가능했고 자발적 행동을 했다는 점을 객관 자료로 뒷받침하거나, 피의자가 피해자의 상태를 인식할 수 없었던 구체적 정황을 소명합니다.
양형 방향 — 혐의를 다투기 어려운 경우 조기에 합의·피해 회복을 진행하고,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재범방지 계획을 양형 자료로 제출합니다. 준강간은 법정형 하한이 3년 이상이고 집행유예는 선고형이 3년 이하인 경우 가능하므로, 실무상 선고형을 3년 또는 그 이하로 낮추기 위한 양형자료의 체계적 준비가 중요합니다. 특히 3년 미만의 선고형을 목표로 하려면 작량감경 등 감경 구조까지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
어느 방향이든, 첫 경찰 조사에서의 진술이 전체 사건의 뼈대가 됩니다. 특히 "상대가 취해 있었는지 알았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고의의 인정 여부에 직결되므로, 사전에 전략을 정한 뒤 조사에 임해야 합니다.
Q. 서로 술에 취한 상태에서의 성관계도 준강간이 되나요? 양측이 함께 만취한 상태라도, 일방이 항거불능 상태에 이르렀고 상대방이 이를 인식하면서 이용하였다면 준강간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서로 취했다"는 사실만으로 준강간이 배제되지는 않으며, 각자의 만취 정도와 당시 행동 양상이 개별적으로 판단됩니다.
Q. 블랙아웃 상태에서는 항상 항거불능으로 인정되나요? 아닙니다. 블랙아웃은 기억 형성 장애이지 의식 상실과 동일하지 않습니다. 블랙아웃 중에도 보행·대화가 가능한 경우가 있으므로, 기억이 없다는 것만으로 항거불능이 자동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사건 당시의 구체적 행동과 상태가 종합적으로 판단됩니다.
Q. 수면 중 추행도 준강제추행인가요? 수면 상태는 대표적인 항거불능 상태에 해당합니다. 수면 중인 사람을 추행하면 준강제추행이 성립하며, 부부·연인 관계라도 예외가 아닙니다. 다만 수면 중이었는지, 반수면 상태에서 동의가 있었는지 등이 다투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Q. 약물을 넣어서 항거불능 상태를 만든 경우에도 준강간인가요? 피의자가 직접 약물을 투여하여 피해자를 항거불능 상태로 만든 경우에도 준강간이 성립합니다. 다만 이 경우 범행의 계획성과 위험성이 높게 평가되어, 양형에서 매우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약물 투여 자체가 별도 범죄(상해 등)로 경합될 수도 있습니다.
Q. 준강간과 강간 중 어느 쪽이 더 무거운가요? 법정형은 동일합니다(3년 이상의 유기징역). 다만 폭행·협박에 의한 범행인지, 심신상실·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한 범행인지에 따라 입증 쟁점과 양형 요소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단순히 "형량이 같다"고 보기보다 사건 당시의 상태, 피고인의 인식, 범행 전후 정황을 중심으로 방어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